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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암정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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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희망이야기

[ 유방암 ] 국가암조기검진 우수상(김금옥)

암으로 힘들어하던 이들에게 국가암정보센터가 도움이 되어 삶의 희망을 찾은 이야기입니다.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0.06.04
[년도 : 2006] [공모자 : 김금옥] [시상내역 : 대상]

우수상 : 국가암조기검진








저는 충복 단양군 영춘의 불교 집안에서 9남매중 둘째로 태어났으며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어렵게 된 가정형편으로 힘들게 살았습니다.




  예전부터 보건소에서 오는 국가 암 조기 검진통보는 늘 상 가볍게 생각을 했고, 소홀히 여기고 말았었다. 2004년 봄 쯤에도 보건소에서 국가 암 조기 검진을 하라는 통보가 와서 뭐 예수 믿는 자가 암 검사를 하나 하고 우습게 여기고 검사를 하지 않았습니다. 한해가 끝나는 겨울이 되어 올해 검사 받지 않으면 홀짝으로 검진하기 때문에 2년 후에나 검사를 받을 수 있다기에 마지못해 검사를 했습니다. 여름에도 유방에 아주 조그마한 멍울이 잡혔지만 어릴 때 오른쪽 턱 밑에 콩 한 개를 눌러 놓은듯 한 혹이 있었기에 유방에 조그마한 혹이 있어도 괜찮은 걸로 생각하고 있었고 그다지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조기검진 검사결과 치밀 유방으로 나왔고, 정밀 검사를 해보라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병원비 걱정 때문에 선뜻 병원에 가서 검사받을 엄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이때만 해도 제가 암에 걸릴 거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었습니다. 저는 동사무소 담당 사회복지사 선생님에게 사정을 말씀드리고 병원비를 도와 줄 수 있으면 도와 달라고 하고 영동 세브란스 병원에 가서 정밀검사를 받게 되었습니다.




   검사 후 아무것도 모르는 제가 봐도 이상한 검사 사진에 주치의에게 이게 뭡니까? 했더니 암이지 뭐.. 하시는 겁니다. 지금 누구한테 말씀하시는 거예요? 누가 암이라는 거예요 하며 마치 나와는 상관없는 것처럼 얘기 했습니다. 대수롭지 않게 여겼고 다른 사람에게나 생기는 일이지 내게 이런 일이 생길 거라고는 생각하지도 못했습니다. 눈앞이 캄캄했습니다. 힘들게 혼자서 아이를 키우며 나름대로 열심히 살아왔다고 생각했었는데 이런 일이 생기니 나만 이 세상에서 제일 불행한 것 같고, 도저히 받아들이기가 힘들었습니다. 제발 내가 잘못 들었고, 나하고는 상관없는 일이길 바랬습니다. 아니 그렇게 생각하고 싶었습니다. 이건 꿈이야...분명 꿈일게야 그렇게 스스로에게 최면을 걸었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난 마치 허공에 붕 떠있는 듯한 기분이었고, 누군가에게 뒷통수를 얻어맞은 기분이였습니다..


도저히 믿어지지가 않았으며 믿을 수 도 없었습니다.




  남편없이 혼자 사는 저에게는 이 암담한 현실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도저히 엄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다행히 어려운 일이 있을 때마다 도와주시던 사회복지사님이 계셔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제가 암이라고 합니다 했더니 큰일 났네. 병원비는 어떻게 하나? 하시면서 제 걱정을 해주셨습니다. 그럼 어느 병원이냐며 그 병원 사회사업부에 가서 사회복지사를 찾아가 사정을 이야기하고 서초구 복지사님에게 전화 해달라고 하시기에 제정신은 아니었지만 세상이 나를 버리지는 않았구나. 이렇게 내 곁에도 챙겨주는 사람들이 있었구나 하는 생각에 감사의 눈물이 앞을 가렸습니다.




  암이란 것을 알고 여러 가지 검사를 받으러 다니면서 중학생 딸아이를 수술 전 헤어진 아빠한테 잠시 보냈다가 데려왔는데 아이가 돌아오자마자 유방암 수술을 하게 되었습니다. 병원 입원 후 조직검사부터 견디기 힘들었고, 한쪽인줄만 알았는데 양쪽 가슴을 절단하게 된 나는 너무나 비참해 난 이제 여자도 아니고 남자도 아닌 뭐냐고 의사한테 물었습니다. 의사는 분명히 여자라며 저와 비슷한 사람들이 많으니 너무 힘들어하지 말라고 위로를 해주었습니다. 한순간에 나의 몸 일부분이 떨어져 나간 그 기분은 실로 말로 표현하기가 어려웠습니다. 만지기조차 두려웠습니다. 시간이 지나고 상처가 조금씩 아물어 갈 즈음에 나는 나의 이 모습을 받아들여야 했고, 앞으로도 이 모습으로 살아가야만 했습니다. 시간이 가듯 나도 어느새 안정을 되찾고 있었습니다. 23일간 병원생활을 마치고 집으로 왔더니 아이는 엄마 없는 혼자만의 생활이 어렵고 힘들었던지 가출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회복기간에 아이는 사춘기였는지 가출을 했고 설상가상으로 나는 항암치료로 머리카락은 다 빠지고 구토와 미식거림은 날 더욱 슬프게 했습니다. 온몸은 성한데 없이 다 아프고 머리에서는 소나기 오듯이 땀이 흘러내리고 발은 견딜 수 없이 차면서 시리고 온몸의 아픈 통증은 번개 치듯이 깜짝 놀랄 정도로 아파서 견딜 수 없었습니다. 몸은 오직 똑바로 누워 있을 수밖에 없어서 뒤척이며 자는 것이 소원이기까지 했습니다. 또한 면역이 떨어져 약물 후유증으로 온몸의 가려움증은 지금도 날 힘들게 합니다. 아이마저 날 힘들게 하니 이 모든 상황이 너무나 버거웠습니다. 그러나 이미 추락한 나는 더 이상 추락할 것이 없어 보였습니다. 더 이상 잃어 버릴것도 없었습니다. 절망 끝에 희망이였는지 마냥 이렇게 절망만 하고 있을 수 없었습니다. 엄마만을 바라보는 아이를 위해서라도 힘을 내야 했고, 희망을 가져야만 했습니다. 언제까지 절망만 하고 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차츰 내게 이런 불행한 일이 생겼다는 것에 원망 보다는 오히려 지금의 모습에 감사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오히려 감사할 조건들이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보건소에서의 건강검진이 없었더라면...내가 그때 2년후에 검사를 받았더라면.. 그 생각만해도 눈앞이 아찔합니다. 어려운 형편에 맘대로 병원에 가서 건강검진을 할 수 없는 우리에겐 보건소에서의 국가 암 조기검진이 얼마나 필요한 것인지 절실히 깨닫게 되었고, 너무나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누가 어디 아프다고 하면 내가 보건소 조기 건강검진을 통해서 암을 알게 되었다며 꼭 검진을 받아 보라고 권유를 하곤 합니다.




  건강에 대해 무관심하고 암이라는 질병에 한없이 무지했던 저에게 암조기 검진 사업은 제 몸에 질병이 있다는 것을 알려 주었고 그로 인해 경제적으로 힘들고 절망하던 저에게 암 치료비 지원 사업은 치료에 대한 새로운 희망을 갖게 해주었으며 수술 및 치료 후 퇴원한 저에게 재가 암 관리 사업은 꾸준한 건강관리를 통해 제 인생의 새로운 도전과 꿈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었습니다. 사랑하는 딸도 이제 안정을 취하고 현재 고입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50평생에 몇 번 죽었다 살아난 것 같은 저로서는 지금 몇 번째 인생을 사는지 모르겠습니다. 이 계기를 통해 뒤늦게나마 인생 살아가는 방법을 알게 되었습니다.


딸아이와 나에게 가장 부족했던 먹거리 부분에서는 잡곡밥과 신선한 야채와 과일로 준비해서 되도록 무농약으로 먹으려 하며 의심가는 야채와 과일은 소금으로 씻어서 먹고 물병은 유리병으로 사용하며 정신적인 면에서는 긍정적인 사고방식과 남을 나보다 높게 생각하며 겸손하게 사는 것을 배웠습니다. 현재 집에서 요양하며 마음을 편안히 가지면서 운동하고 작은 것에 감사하고 욕심을 버리며 회복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모든 것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니 그저 감사할 것들이 많아지는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암이라는 절망감에 눈물이 흐르고 나중에는 나라와 서초구청과 보건소에 대한 감사의 눈물로 그 후 몇 달을 울었는지 모릅니다. 지금도 그때만 생각하면 눈앞이 아찔합니다. 국가 암 조기 검진을 받은 게 저에겐 오히려 축복이였습니다. 아마 그 때 조기검진이 없었더라면 전 아마 유방암 말기로 죽음을 앞에 두고 있던지 아님 이 세상 사람이 아닐지도 모르겠습니다. 지금은 모든 게 아름답고, 감사합니다. 예전의 원망스럽고, 힘들었던 나의 삶이 이제는 감사의 삶으로 바뀌게 되었습니다.


 




   끝으로 저에겐 참으로 많은 사람의 도움이 있었습니다. 그분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제가 견딜 수 있었고, 버틸 수 있었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저는 그분들의 도움을 받습니다. 이 세상에서 제일 불행하다고 생각했던 내가 그래서 힘들었던 이 사회가 지금은 저에게 너무나 고마운 곳이 되었습니다. 저처럼 어려운 사람에게 여러 가지 혜택은 절 살리는 생명의 은인과도 같은 소중한 것들이 되었습니다. 이런 고마운 사회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다시는 암이 내 몸속에 존재하지 못하도록 열심히 싸워 이기겠습니다.


다시 한번 이 지면을 빌어 그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공공누리/CC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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