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은 우리 몸에서 가장 큰 장기로서 횡격막(橫隔膜, 가로막) 바로 밑, 겉으로 보았을 때 오른쪽 젖가슴 아래에 있는 갈비뼈의 안쪽에 위치합니다.
간암은 간에서 일차적으로 발생한, 즉 원발성(原發性)의 악성 종양을 의미합니다. 일반인들은 다른 기관에서 간으로 전이된 암도 흔히 간암이라고 부르지만, 엄밀하게는 원발성의 암만을 가리킵니다. 병리학적(조직적)으로 원발성 간암에는 간세포암종과 담관상피암종, 간모세포종, 혈관육종 등 다양한 종류가 있으며, 이중 간세포암종과 담관상피암종이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간암의 중요한 원인은 B형과 C형 간염바이러스의 감염입니다. 최근의 한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간암 환자의 72.3%가 B형 간염바이러스(HBV) 표면항원 양성(陽性), 11.6%가 C형 간염바이러스(HCV) 항체 양성이었고, 10.4%가 장기간 과음 경력자, 10.3%가 기타 원인과 연관이 있었습니다. 간경변증(속칭 간경화) 환자의 경우 1~7%에서 간암이 발생합니다. 간암은 간경변증이 심할수록, 연령이 높을수록 잘 생기고, 남자 환자가 많습니다.
간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잘 알려진 위험요인들을 최소화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개인간 B형/C형 간염바이러스 전염을 예방하고, 과도한 음주를 삼가하고, 비만이나 당뇨와 같은 대사질환을 적절히 조절해야 합니다. 만성 바이러스간염 환자는 적절한 항바이러스제 치료가 필요하며, 간암의 위험을 높이므로 특별한 증상이 없더라도 정기적으로 검진을 해야 합니다.
40세 이상이면서 B형, C형 간염바이러스를 보유하고 있거나 연령과 상관없이 간경변증으로 진단 받으신 분은 6개월마다 복부 초음파검사와 혈청의 알파태아단백(α-胎兒蛋白) 측정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간암의 증상으로는 상복부에 통증이 있거나 덩어리가 만져지는 것, 복부 팽만감, 체중 감소, 심한 피로감, 소화불량 등이 있습니다. 하지만 간은 ‘침묵의 장기’라는 별명이 붙었을 정도로 병변의 증상이 늦게야 나타난다는 데 유의해야 합니다.
혈청 속의 알파태아단백을 측정하는 혈액검사와, 초음파검사, 전산화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촬영(MRI) 등의 영상검사가 있으며, 조직검사가 필요하기도 합니다.
간에 생기는 원발성 암종 가운데 간내(肝內) 담도암은 치료 방침이 간암과 다릅니다. 육종 등 드문 종류의 암종, 다른 장기로부터의 전이암 등도 각기 알맞은 치료 방식이 있습니다. 그러니 환자의 암이 어느 종류의 것인지를 정확하게 판별하여 치료 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환자의 간 기능과 전신 상태로 보아 치료에 들어갈 만하다고 판단되면 병변의 수술(간절제술), 간이식, 고주파열치료술, 혹은 에탄올주입술 등과 같은 국소치료술을 통해 암의 완치를 지향합니다(근치적 치료). 간암이 많이 진행된 단계라서 이러한 치료법들을 적용할 수 없다면 경동맥화학색전술(化學塞栓術), 방사선치료, 항암화학요법 등을 시행하게 됩니다(비근치적 치료).
간 절제 수술 후 흔한 합병증으로는 창상 부위의 감염이나 출혈, 일시적인 담즙유출, 황달, 복수 등이 있습니다. 이는 적절한 약물치료나 간단한 수술로 쉽게 회복이 가능합니다. 간 이식 수술의 경우는 감염을 주의해야 하며, 기존 감염이 재발할 수 있으니 조기 관리가 필요합니다. 경동맥화학색전술의 경우 조영제에 과민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있으며, 고주파 열치료의 경우는 감기와 같은 가벼운 합병증이 대부분입니다. 방사선치료 중에는 부위에 따라 다양한 증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항암화학요법에서는 백혈구나 혈소판, 헤모글로빈 수치의 감소, 수족 피부 부작용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간암을 초기에 발견하면 완치 등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발견 당시에 암이 상당히 진행돼 있는 경우가 흔하며, 간경변증 등으로 간 기능이 나빠서 최선의 치료를 하더라도 재발되는 사람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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